디 오리지널 루미큐브
루미큐브를 접할 기회는 상당히 많고 가까이에 있었다. 피쳐폰 시절에도 폰게임으로 있었고, 보드게임 매장에는 당연히 늘 존재했으며, 각종 휴대용 게임기에도 출시한 이력이 있었을 것이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당연히 했었을만한 작품인데 여태 안해보았다. 나도 그래서 놀랐다.
광고 제거 버튼이 필요해
일단 어설프게나마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고 시작하자. 프로필 이미지는 하나같이 이상한데 페북연동으로 자신의 계정 프사를 불러오는 것이 가능했다. 딱히 게임 계정의 진행상태를 저장하는 부분이 안보이던데 혹시 구글 계정 연동이었었나? 잘 모르겠다.
이 게임의 주력 비지니스 모델은 인게임 보상 광고 시청이다. 게임 플레이 할때마다 광고를 보여주며, 출석 보상 수령시에도 광고를 봐야 하며, 게임의 판돈인 코인(게임 머니)을 충전하는 데에도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 제거 버튼이 보이지 않는 이상, 게임 머니를 유료 충전한다고 한들 결국 계속 광고를 봐야 할 듯 하다.
1등과 꼴등은 종이 한장 차이
몇판 플레이 하면서 느낀 건데, 이 게임 꼴등 하기가 매우 쉽더라.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서 손패를 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종료시 손에 패가 많아서 순위가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길만 할땐 꼴등하는 경우가 많았고, 반면 답이 없을때도 2~3등은 하게 되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판에 한해서 말이다.
사쿠라네 사쿠라여
보드게임에 종종 난이도가 있는 경우가 있다. 그 난이도의 조정이 A.I의 사고 수준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 가 하면, 손패를 조작하여 유저에게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식이 있다.
전자는 유저가 학습하여 그 차이를 해소할 수 있으나, 후자는 접바둑과 같은 형국이라 아무리 뛰어난 유저의 실력으로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후자 보다 전자를 더 선호하는 편이나 게임 개발자 입장에선 전자 보다 후자가 더 만들기 쉽고 단계를 조절하기 용이하다보니,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후자를 더 자주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후자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100% 오렌지 쥬스 같은 작품의 경우 끝까지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흥미 진진한 경기를 만들어 모든 플레이어가 도중에 리타이어 하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율하여 그 재미를 더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언제나 예외란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예외인 법이다. 당연히 이 게임은 거기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적용한 방식 역시 기분이 나쁘다.
모바일 배그가 그러하듯 이 게임도 원활한 매치메이킹을 위해 봇을 투입하는 듯 한데 걔들이랑 실제 플레이어들이랑 손에 들어오는 패가 차이난다.
매판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손패의 차이가 매번 극단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십몇판을 하는 와중에 종종 발생한 것을 미루어 적지 않은 판에서 나타난 부분이다.
안 사람같은 프로필과 닉네임을 달고, 스마트폰 터치로 보여주기 힘든 화려한 컨트롤을 보여주는 애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면 이쪽은 어째 23장 넘게 먹으면서도 손패에 30점이 나오지 않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걔들은 이미 승부를 결정내기 위해 달리고 있다. 가장 허무 했던 판은 가까스로 30을 만들어 탈출했더니 다음 턴에 게임이 끝난 것이다.
어째 기분이 매장의 리듬게임 또는 아케이드 게임이 악랄한 난이도로 플레이어를 갈취하는 것을 모바일 게임 버전으로 당한 느낌.
물론 저들이 봇이 아니라 개 쩌는 고인물들일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본래 보드 게임이라는 것이 운빨망겜이고 내 패가 나쁜 것은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을때는 정말 친구들과 함께 모여 오프라인으로 하는 경우이다. 운빨로 누구나 이길 수 있게 하는 것은 파티게임으로써의 미덕이지 낯선 이들과 함께 모여 실력을 두고 겨루는 온라인 게임에는 알맞지 못하다. 아무리 운빨망겜이라 놀림 받는 온라인 TCG 게임들도 첫 드로우는 패널티를 받고 다시 받을 수 있다. 이건 너무 생각없이 게임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광고를 더 보라고 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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