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에게 중요한 것은 엄지가 아니다.
모바일 리듬게임은 플레이어의 화면 터치 파지법에 따라서 엄지 플레이 가능 게임과 다지 플레이 필요 게임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엄지만으로도 플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며, 후자의 경우 여러 손가락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주로 엄지 플레이 가능 게임은 동시 타건 해야 하는 노트의 숫자가 2개 이하인 경우를 말하며, 3개 이상부터는 다지 플레이 필요 게임으로 분류한다.
얼핏 생각하면 이는 맞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손가락 두 개만으로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곧 엄지 플레이 가능 게임과 같은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엄지 두 개만 가지고 모든 노트를 타건하는 것이 가능해도 그것이 엄지족이 원하는 엄지 플레이가 아닌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킹론상 분명 엄지 두 개로도 가능해야 하지만 막상 플레이하자면 엄지로는 어렵고 검지를 써야만 쉽게 플레이되는 경우가 있다.
왜 두 개 이하의 노트를 타건 할 뿐인데 검지 플레이는 쉬운데 엄지 플레이로는 어려운가? 그것은 바로 엄지 플레이를 할 경우 나머지 손가락이 모바일 기기를 잡아 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지 플레이는 단순히 타건하는 손가락이 두 개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으로 기기를 들고 있는 것을 뜻한다. 나머지 손가락으로 기기를 고정하고 있기 때문에 엄지 손가락의 가동 범위는 제한적이게 되며, 이를 벗어난 먼 거리의 노트는 그 고정을 풀지 않고선 타건 할 수 없다. 즉, 화면 전반의 자유로운 터치를 위해서는 기기의 고정을 풀어줘야 하는데, 고정을 풀면 당연히 기기는 땅에 떨어진다.
그래서 이러한 채보의 곡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기기를 땅에 내려놔야 한다. 즉 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며, 여기서부터가 검지 플레이의 시작이다.
엄지족 손가락이 엄지 두 개밖에 없어서 엄지족 가능 게임을 찾는 것이 아니다.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 맞게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어 리듬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버스, 지하철, 길가던 도중, 심지어 따뜻한 이불속까지 그 어디서나 자유롭게 게임을 하려 하는데 그때마다 땅에 내려놓고 할 순 없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리듬 게임에서 엄지 플레이 가능 유무가 단순히 채보의 난이도의 문제를 뜻하는 것이 아닌 이유다. 손가락이 양손 합쳐 열개가 있으면서도 두 개로만 플레이를 하길 원하는 것은 발가락 열개를 더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패드에 더 올리길 원하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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