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백야극광을 삭제했다. 딱히 백야극광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꼬접타이밍도 아닌데 진행한 삭제는 당하는 어플 뿐만 아니라 하는 내 입장에서도 상당히 갑작스런 것이지만, 사실 때가 되었을 뿐이다.
웃픈 이야기지만 백야극광은 손대기 전 사전예약 하던 시점 부터 이러한 결말이 예정된 게임이었다. 언제든 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그러다 접게 되었을 뿐이다.
백야극광에 사전예약하던 당시 이미 분재게임으로 가디언 테일즈와 스도리카를 돌리고 있었다. 현생이나 컨디션에 따라서 분재에 물을 주는 주기를 조절하는 편인데 그때가 가장 접률이 낮은 시기였다. 그래서 새로운 분재를 하나 더 영입할 수 있었다.
백야극광을 접는 이유
접게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Deemo 2 출시다. 이게 거의 분기별로 이벤트나 한둘 뿌리는 VOEZ와 달리 본격적인 분재 게임이라 그렇다.
내 분재 키우는 스타일은 초반에 바짝 플레이 하고 이후엔 점점 접률을 줄여가며 안정화 시키는 방식이다. 그런데 여기에 신작을 추가하면서 갑자기 모바일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이 너무 늘어나버렸다. 그래서 정리를 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늦게 시작할 수록 상당히 꼬운 형태로 기획된 리듬게임인 Deemo2를 손절하는 것은 일단 보류했다. 아무리 적어도 메인 스토리의 엔딩은 보고 싶으니까. 물론 분재하는 인간 답게 연주가 귀찮아서 수리 진척도가 매우 낮다.
물론 이미 세번 정도 접었다 복귀한 스도리카나 반년 정도 늦게 시작했던 가디언 테일즈를 대신 접어도 되는 이야기이긴 했다.
하지만 스도리카는 그렇게 접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이 매몰되었고 이미 스토리도 귀찮아 안밀고 있는 데다가 지금도 출석을 빼먹어 종종 재화 부어서 메꾸는 상황이며, 가테도 아직 레벨업을 위해 대충 밀어만 놨을 뿐 스테이지 달성률도 다 못채운 상태에다가 볼빵빵한 공주가 귀엽고 하고 있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중 스토리가 제일 재미있다.
그럼 백야극광은 어떠한가? 일단 길티기어, 블블 등의 아크사의 격겜이 떠오르는 미려한 일러스트와 일본의 타 퍼즐형 RPG게임을 벤치마킹한 게임 플레이는 독창적이진 않을 지언정 나름 할만했고, 분재에 최적화된 자동 기능은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가 매우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이고 그 내용도 재미 없는데다가 각종 상호작용으로 양만 엄청 많고 비주얼 노벨 씬의 연출은 아주 구데기에다가 SCG도 몇몇 빼면 그저 안어울리는 일러재활용이다. 분재 돌리고 있을땐 마음이 매우 편한데 스토리가 첨가되는 메인 및 이벤트 컨텐츠를 하면 할 수록 스트레스를 받는다.
게다가 은근 할거리가 점점 늘어가고 있어서 분재 자동화가 잘 되었다고 한 것이 무색해지고 있다. 비경탐색, 카탈리스트, 가상 시뮬레이션 등등 앞으로도 왠지 더 늘어날 것 같은 기분이다.
더 이상 전개될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도 할만큼 한 것 같다. 셋 중 가장 접었을 때 덜 아쉬운 게임이라 접었다.
복귀 여부
라이브 서비스로 진행되는 모바일 게임으로 접었다가 다시 손댔던 것은 스도리카와 인간 혹은 뱀파이어가 대표적이고, 그 중 후자는 복귀했다가 결국 완전히 접은 사례다. 후자를 복귀 할 수 있었던 것에는 해당 게임이 라이브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없데이트로 인해 하나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전자의 경우 스테미나 시스템이 없어서 밀린 스토리를 미는데 제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메인 스토리와 이벤트 스토리를 투트랙으로 진행하는데 이중 이벤트 스토리가 계속 다음 그리고 그 다음 이벤트에서 이어진다. 기간 한정으로 진행되는 이벤트 안에서 스토리가 계속 진행되는데 가테와 달리 지나간 이벤트의 스토리는 다시 볼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읽는 것이 고역인 스토리라지만 접은 사이에 진행되고 끝나버리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접고나서 다시 따라갈 자신이 있는지 여부 이전에 따라갈 수 없는 게임인 것이다.
물론 절대란 것은 없지만 현재로선 이렇다. 이건 이렇게 놓아줘야 할 듯 하다. 마지막으로 수집한 캐릭터나 스샷 찍어 볼 까 싶기도 했지만, 그 것도 귀찮고, 이렇게 작별이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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