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진홀리스피어 덱 이야기
한때 그런 이름의 게임이 있었다. 마비노기 듀얼.
데브캣 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TCG다. CCG가 아니라 정말 TCG라서 유저 간 카드 매매가 가능했다. 무과금 유저들도 크게 욕심내지 않으면 나름 할만한 그런 게임이었다. 망했지만.
망겜이긴 하지만 똥 겜은 아니었다. 튜토리얼을 겸하는 싱글 플레이용 퀘스트가 존재했고, 실시간 PVP와 비동기 PVP를 포함한 아레나를 제공했다.
PVP 아레나가 유과금 유저들의 전용 놀이터라면, 그 외의 아레나는 무과금 유저도 놀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무과금 유저를 위한 곳은 아니었지만 초기에는 그래도 할 만 했다.
기본적으로 실시간 PVP를 제외한 아레나는 자신의 덱을 등록하고 타인의 덱과 싸워 점수를 얻는 모드였다. 연승할수록 추가 점수를 얻었고, 등록해둔 덱이 타인의 공격으로부터 승리해도 점수를 얻었다.
즉, 연승이 중요하긴 한데 승수는 정해져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구상한 복잡한 공 덱보단 A.I가 굴려도 강한 값비싼 개 사기 덱 방덱이 승점을 긁어먹고 최상위권에서 신선놀음했다.
그래서 무과금 유저를 위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패 연승으로 마감 시 탑 10에서 플래티넘 사이의 보상을 얻어서 할만한 곳이긴 했다.
글로벌 서버로 통합되면서 아레나 종료 시간이 바뀌고, 그로 인해 최대 연승 횟수가 줄면서 공 덱이 죽고, 공 덱 유저로써 얻는 보상이 줄어들면서 무과금이 살기 힘들어지는 뭐 그런 씁쓸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아무튼 멍청한 A.I와 함께하는 비동기 PVP 아레나 모드에서 무과금 유저로 무패 연승을 하게 해 준 변태 같은 덱을 여기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은 궁극:진 홀리스피어 덱.
덱의 구성
이름은 일단 궁극:진 홀리스피어 덱이긴 한데, 솔까 네이밍은 덱에 포함된 카드 중 가장 등급이 높은 카드 이름을 자동으로 붙여주는 거라서 이 덱을 전부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붙여주자면 다른 이름을 붙여주고 싶긴 한데 일단 덱의 구성부터 볼까?
공격능력이 있는 유닛이 하나도 없는 이 변태적인 덱은 철저히 A.I의 허점을 노린 비동기 PVP 아레나 필승 덱이다.(A.I가 이해하지 못하니까 A.I가 운영하지 못해서 절대로 방덱이 못하는 덱이기도 하다.)
운영
초기 자원은 무작위로 주어지기 때문에 초반 운영 또한 그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나, 기본 골자는 어둠 자원과 저 코스트 카드를 사용해서 골드와 빛을 모으고 2 레벨이 되는 것이다.
2레벨이 되어 한 턴에 행동할 수 있는 행동 횟수가 2회로 증가하면 그간 모아 왔던 자원으로 내성의 함정을 설치 후 벼랑으로 밀기를 사용해 적 필드를 청소하고 평화로운 유닛으로 채워 이프리트:파이오라 같은 적의 개사기 유닛의 소환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로는 마나 계열 인기 마법 카드 라이트닝 등에 대비해 A.I가 사랑하는 적의 첫 번째 유닛에 석화를 걸어주고, 보물상자와 공동묘지로 신검을 받아 공격능력을 얻은 함정을 틀어막으며, 방벽 건설로 보충하거나 다시 밀어내거나, 체력 물약을 마셔가며 제르나의 독화살로 적의 체력을 적정 수준까지 깎는 것이 중~후반 운영이다.
이후 무한 자원 수급 후 남아도는 골드로 버섯재배한 다음 궁극:진 홀리스피어로 모든 소환수를 파괴해 파괴될 때마다 적 영웅에게 3 대미지, 도합 30 대미지를 한방에 꽂아 넣어 완성한다.
카운터
궁극 카드 사용이 필수인 덱인 만큼 한 판, 한 판의 플레이 타임이 길고 체력 회복계열의 영웅과 신검 자르카에 약하고 음유시인의 노래에 카운터를 강하게 맞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연승을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카운터 덱들이 자연 도태되어 만나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웅
추천하는 영웅은 골드 획득 시 체력 회복이 있는 티티. 아무래도 장기간 오래 버티면서 한방을 먹여야 하는 덱인 만큼 티티가 제격이다.
마무리
루키 아레나와 베테랑 아레나 모두에서 무패 연승을 보장하는 멋진 덱이었지만, 공 덱의 한계를 벗지 못한 슬픈 덱인데 그것도 이젠 다 추억이다. 아쉬운 추억, 이곳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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